EOS와 TRON의 메인넷 전환에 즈음하여

최근 들어 EOS와 TRON을 비롯한 메인넷 출시 소식이 연이어 뉴스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암호화폐에 있어서 메인넷의 의미와 가치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EOS와 TRON 보유자를 위한 토큰 스왑 관련 정보는 이 글의 뒷부분에서 따로 다룹니다)

블록체인을 나무(Tree)로 비유한다면 암호화폐는 그 나무가 피워내는 꽃(Flowe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암호화폐는 저마다 서로 다른 나무를 기반으로 생겨납니다. 

나무의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그것은
1) 뿌리에 해당하는 코어 소프트웨어(Core Software)
2) 줄기에 해당하는 네트워크(Network)
3) 가지에 해당하는 노드(Nodes)라고 불리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들입니다.

예를 들면 비트코인을 운영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은 BitcoinCore라는 소프트웨어와 이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전 세계에 흩어진 수천, 수만대의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이루게 되면서 운영되는 것입니다. 

 

1. 일반적인 블록체인 개발 과정

그렇다면 새로운 암호화폐(또는 블록체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일반적인 블록체인 소프트웨어의 개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코어 소프트웨어 개발

첫째, 누군가 위에서 말한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합니다. 코인을 발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통해 코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통상 개발 과정에서 알파 버전, 베타 버전을 거쳐 각종 버그와 기능 테스트를 거쳐 마지막 단계로 정식 버전이 출시됩니다.

2) 테스트넷 출시 및 운영

두번째, 이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운영하는 노드와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소수의 컴퓨터에서 시작하겠지만 점차 채굴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블록체인 시스템을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실제 도입 이전에 생길 수 있는 버그와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스트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됩니다. 이것을 블록체인에서는 Testnet이라고 부릅니다.

3) 메인넷 출시

세번째 단계가 메인넷입니다. 메인넷은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소프트웨어가 운영되는 네트워크입니다. 실제 유효한 블록이 기록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블록을 Genesis Block이라고 합니다. 제네시스 블록을 시작으로 원장이 기록되기 시작하면 이제 비로소 사용 가능한 기술이 되는 것입니다.

4) 업그레이드(포크)

메인넷으로 출시된 이후에도 기능의 향상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버그 수정 등을 위해 각종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것을 포크(Fork)라고 합니다. 포크에는 메이저 업그레이드에 해당하는 하드 포크(Hard Fork)와 마이너 업그레이드에 해당하는 소프트 포크(Soft Fork)가 있습니다.

 

2. 블록체인 개발의 또 다른 방식 – 플랫폼과 DAPP

위와 같이 일반적인 블록체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왠만한 기술력을 갖춘 개발사가 아니라면 원하는 기능의 블록체인을 개발하는데 수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1) 블록체인 플랫폼과 DAPP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식이 바로 블록체인 플랫폼입니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코인 개발을 위한 핵심적인 기능과 네트워크 등의 기본 자원을 제공해 줌으로써 새로운 블록체인 개발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특성을 살린 블록체인을 빠르고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마치 나무에 둥지를 만들어 새로운 새들이 그 안에서 살게 해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개발된 블록체인을 플랫폼이라고 부르고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블록체인을 dApp(Decentralized App)이라고 부릅니다. DAPP을 통해 생성된 화폐를 토큰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이더리움을 들 수 있습니다. 

2) 독립 코인과 플랫폼 코인, 토큰의 비교

비트코인과 같은 독립 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 코인, 그리고 플랫폼에 기반한 수많은 토큰(DAPPs)들의 관계를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비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 독립 코인 = 휴대용 계산기

비트코인과 같은 독립 코인은 외부의 의존 없이 자신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b) 플랫폼 = 윈도우 운영체제

이더리움과 같은 플랫폼은 스스로 자기 자신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동시에 다른 앱들이 실행될 수 있는 각종 기능을 제공합니다.

c) 토큰(DAPP) = 윈도우용 계산기 소프트웨어

독립 코인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서 운영됩니다. 

DAPP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블록체인과 달리 테스트넷과 메인넷이 불필요합니다. 이미 플랫폼이 메인넷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자신의 토큰을 발행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들어 기존의 플랫폼 상에 띄우기만 하면 됩니다.

DAPP은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중복된 기술 개발을 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플랫폼 자체의 성능과 한계에 종속되므로 플랫폼이 느려지면 같이 느려지게 되고 플랫폼이 지원하지 않는 기능은 자체적으로 구현해야 하므로 어떠한 플랫폼을 사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토큰을 발행하는데는 그다지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코인 기업을 시작하는 개발자는 우선 플랫폼을 기반으로 아주 기본적인 DAPP을 만들어 토큰을 발행한 후 추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원하는 기술을 구현하기도 합니다. 

 

3. 하이브리드 개발 방식: 토큰을 거쳐 독립 코인으로

애초부터 토큰으로 남을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한 블록체인이 있는 반면, 독립 코인 또는 플랫폼 코인이 되기 위해 시작하는 블록체인도 있습니다. 

문제는 독립 코인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토큰의 장점은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ICO와 같은 펀드레이징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코인들은 시작은 토큰으로 하고 최종 목표 지점을 독립 코인으로 삼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EOS와 TRON 등입니다. 

1) 펀드레이징은 토큰으로, 정식 출시는 메인넷으로

이들은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먼저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을 발행합니다. 이 때 이 토큰 자체는 기본적인 기능(스마트 계약, 펀드레이징 및 거래) 이외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능이 없습니다. 그 대신 별도의 오픈 소스 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이 개발중인 소프트웨어 코드를 그 때 그 때 공개하여 개발 진행 상황을 알립니다. 

이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자체적인 메인넷 출시입니다. 이 과정에서 테스트넷을 거쳐 문제점이 없는지를 확인한 후 메인넷 출시가 이루어집니다.

2) 토큰 스왑(Token Swap): 토큰 보유자를 코인 보유자로 전환하는 과정

이러한 블록체인은 시작을 토큰으로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초기에 발행한 토큰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발행한 토큰은 아무런 기능이 없는, 오로지 미래의 코인에 대한 약속어음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정식 코인이 나오게 되면, 다시 말해 메인넷이 출시가 되면 기존의 토큰은 새로 나올 코인과 교환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토큰 스왑이라고 합니다. 토큰 스왑이 끝나면 기존의 토큰은 아무런 기능이 없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됩니다.

3) 스냅샷(Snapshot): 토큰 보유 여부를 증명하는 방법

토큰은 언제든지 타인에게 보내거나 받을 수 있으므로 순간 순간 보유량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코인을 직접 개발자에게 모두 보내는 것은 소모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스냅샷입니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특정한 시간에 누가 얼마만큼의 코인을 가지고 있었느냐를 기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토큰 스왑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특정한 시간부터 해당 토큰의 거래를 중지시키고 중지된 기간 동안 각각의 지갑에 있는 보유량에 대한 스냅샷을 기록해 추후에 정식 코인을 발행할 때 이 스냅샷을 기준으로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것이 스냅샷을 이용한 토큰 스왑입니다.

 

4.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EOS와 TRON의 스냅샷과 메인넷 전환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 1개월 사이에 2가지 중요한 토큰의 메인넷 출시 및 스냅샷이 이루어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1) EOS의 메인넷 일정:

  • 6월 2일: Snapshot 및 EOSIO 출시
  • 6-7월 중: 메인넷 출시
  • 메인넷 출시 이후 토큰 교환

EOS는 6월 2일을 토큰 스왑을 위한 스냅샷 일자로 잡고 있습니다. 또한 6월 2일은 메인넷에 사용할 Core Software라고 할 수 있는 EOSIO 정식 버전이 출시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6월 2일 스냅샷 이후로 기존의 EOS 토큰의 가치는 0이 되므로 스냅샷에 찍히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양의 EOS를 가지고 있더라도 모두 휴지가 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스냅샷에 찍히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a) EOS 토큰 스왑을 지원하는 거래소에 EOS 토큰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EOS 토큰 스왑을 지원하는 거래소로는 Binance, Kucoin, Bitfinex 등이 있습니다. 이 경우 사용자는 별도로 해야 할 일이 없습니다.

b) 개인 지갑에 EOS 토큰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이 경우는 조금 복잡합니다. 스냅샷을 찍는 시점이 되기 전에 정식 버전의 EOS 지갑 키를 생성하는 등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 IP로 접속하는 경우에는 등록 사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EOS의 메인넷 출시는 개발사인 Block.one은 직접 관여하지 않기로 했고, 대신 15% 이상의 EOS 토큰 보유자가 Block Producer로서 주체가 되어 실시하게 되므로 정확한 일정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 하나 이상의 메인넷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작부터 포크가 되는 셈인데 이 경우 EOS 토큰 보유자들은 각각의 메인넷으로부터 각각 코인을 받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OS의 실질적인 토큰 스왑, 즉 스냅샷에 기초한 신규 코인 발행은 메인넷 출시 이후가 될 것이므로 6월 또는 7월 중에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OS 보유자는 6월 2일부터 새로운 코인을 받기 전까지는 EOS의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금이 묶이게된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2) TRON의 메인넷 일정

  • 5월 31일: 메인넷 출시
  • 6월 21-25일: 스냅샷 및 토큰 스왑

TRON은 EOS와는 달리 메인넷 출시를 먼저 하고 나중에 토큰 스왑을 하게됩니다. 일정은 5월 31일 메인넷 출시, 6월 21일-25일까지 스냅샷 및 토큰 스왑이 이루어집니다. 트론 토큰을 메인넷 코인과 스왑하기 위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a) TRON 토큰 스왑을 지원하는 거래소에 TRON 토큰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Binance, Bittrex, Bitfinex 등의 거래소가 Token Swap을 지원합니다. 해당 거래소에 보관하고 있는 분은 별도의 액션을 취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b) 개인 지갑에 보관하고 있는 경우:
이 경우에는 위에 말한 거래소 중 하나로 TRON  토큰을 이전해야 합니다. TRON의 토큰 스왑은 오로지 거래소를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6월 21일 전에 TRON 토큰 스왑을 지원하는 거래소로 모든 TRON을 옮기시면 됩니다.

 

5. 맺는 말

EOS와 TRON은 현재 각각 Coinmarketcap 랭킹 5위와 9위를 달리고 있는 유망한 코인들입니다. 게다가 메인넷 출시를 앞두고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코인들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들은 플랫폼 코인으로서 이더리움의 단점을 극복하고 확장성과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서 메인넷 출시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존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들이 이들 플랫폼으로 이전하는 케이스들이 많이 생기게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물론 메인넷 출시 후 기대에 못미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향후 관련 뉴스와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